협동조합·영농조합 사칭 ‘유사수신행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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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협동조합·영농조합 사칭 ‘유사수신행위’ 급증 투자 초기 배당금 등 지급 후 잠적…갈수록 지능화·대형화

기사입력2015-12-06 16:07

채민선 기자 (iscra79@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조합 사칭 유사수신행위 혐의업체 수사기관 통보(건)

<자료=금융감독원>

#서울에 사는 A씨는 최근 지인의 소개로 충북 충주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해 수익을 내는 ○○영농조합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영농조합은 3개월된 돼지를 18만원에 구입해 4개월 키우면 120kg으로 70만원을 받고 팔수 있다며, 단기간에 4배 가까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투자만 하면 큰 돈 버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불법적으로 자금을 모집한 것이다. A씨 외에도 다수의 투자자들이 3000~5000만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3억원 이상을 투자할 경우 조합장이라는 직함을 주기도 했다.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후 초기에는 투자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매월 8%에 해당하는 수익금을 지급했지만 현재는 다른 곳으로 이전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최근 협동조합, 영농조합 등의 이름을 가장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면서 투자금을 가로채는 ‘유사수신행위’가 기승하고 있다.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유사수신행위’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사수신행위의 영업업종은 다양한데 최근 주로 양돈, 버섯, 산양삼 같은 고수익 농장을 운영한다거나 애완용품 사업, 우량기업 투자 등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들은 홍보 설명회를 개최한다거나 조합원을 가장한 인터넷 홍보글을 이용해 마치 고액의 배당금을 받고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를 유인했다. 투자 초기에는 일정기간 약속한 배당금을 매월 지급해 안심시키고 투자자가 충분히 유치된 후에는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정부의 조합 육성정책에 편승해 조합을 사칭하는 유사수신 혐의업체는 연간 1~7건에서 최근들어 12건까지 급증했다. 조합을 사칭하는 유사수신행위는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내고 이윤을 공평하게 배분한다는 특징을 이용해 서민들에게까지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또 피해자 본인 뿐만 아니라 지인들을 소개하도록 유인해 피해규모가 주변인들까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은 “특히 노령층 및 은퇴 후 노후자금 등을 노리고 투자자의 대박 심리를 자극하는 등 더욱 지능화되는 추세”라며 “고배당을 보장하면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으며 유사수신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