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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더 많은 희생이 필요한가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에 제도 도입 빠진 채 의결
- 기사입력2017-01-22 14: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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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0일 본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법 제정안'(이하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을 의결했다. 피해자와 가족들을 지원하는 구제위원회와 피해자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각종 구제급여 및 요양급여·수당을 지급하는 한편, 구제급여 대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분담금도 2000억원 규모로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내용도 중요하지만, 쟁점 중 하나였던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빠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처음 법안을 논의할 당시 야당은 ‘가해 기업들이 손해액의 10배를 배상하도록 하자’는 문구를 넣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가습기살균제 사업자가 피해사항을 고려해 충분히 배상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는 것으로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 여야의원 289인이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면, 정부통계에 의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사망자만 95명, 피해접수자는 1282명이다. 기업의 ‘범죄’로 100명 가까운 사망자와 120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최소한 수단으로서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은 당연한 것이었다. 쟁점은 가습기 살균제만이 아니라 소비자,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타 다른 법들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될 수 있는가 여부였다.
하지만 결과는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지 못했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업무계획에 따르면 제조물책임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다. 과연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그 계획대로 이뤄지기 위해 더 많은 희생자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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