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명예총장, ‘母회사’ 삼성을 감시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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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성대 명예총장, ‘母회사’ 삼성을 감시할 수 있나? 상법 시행령 개정해 사외이사 자격요건 강화해야

기사입력2018-05-25 17:26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삼성생명보험은 지난 3월21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김준영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2015년 3월 선임된 이후 2016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준영 사외이사는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 명예총장이다.

삼성이 출연한 성균관대 명예총장, 모회사격인 삼성생명의 사외이사

삼성이 출연한 학교법인의 최고책임자에 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당사자가 모회사격인 삼성생명보험의 사외이사, 그것도 이사회 의장을 오랜기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사회 본연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삼성생명을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가는 대목이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을 위해 사회이사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상장회사와 거래관계 등 이해관계가 있는 법인에 최근 2년이내 종사하는 경우 해당상장회사 사외이사로의 선임이 금지된다. 이에 따르더라도 김준영 사외이사는 삼성생명보험의 사외이사 자격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성균관대학교는 삼성에 소속된 학교법인이지만, 계열회사나 거래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성균관대학교 소속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데 법률상 문제가 없어서다.

상장회사에 ‘의존도가 높은 법인’ 종사자, 사외이사 자격 배제해야

해서 계열회사에 속하지 않거나 거래관계가 있지 않아도, 해당상장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법인’에 종사하는 경우 독립성에 한계가 있으므로 사외이사 자격요건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삼성생명보험의 김준영 사외이사 선임에 앞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삼성생명보험에 대해 사외이사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김준영 사외이사 선임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3월 발표한 ‘삼성생명보험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계열회사 임직원 및 피용자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은 계열회사 임직원 등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계열회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삼성그룹 지배를 받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소속 교수 역시 독립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여소야대 지형 고려, 국회 입법을 우회해 시행령 개정

상장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법인’ 구성원을 사외이사 자격에서 배제하는 방안으로 상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발표한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을 통한 경제민주화 실천 방안’ 보고서에서 “사외이사 결격사유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지배주주 일가 및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거래관계 등 이해관계 있는 법인의 범위를 확대해 해당 상장회사에 의존도가 높은 법인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여소야대 정치지형을 고려, 국회입법이 필요한 상법개정을 우회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