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포괄 소비촉진안 더 확대해 효과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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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제조업 포괄 소비촉진안 더 확대해 효과 높여야 0%대 성장 충격 버틸 전방위 대책 보강 필요

기사입력2025-06-21 00:00

꽁꽁 얼어붙은 민간소비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추경안을 마련하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비쿠폰과 함께 내놓은 소비진작책에도 적절한 내용이 담겼다. 기왕이면 대상과 범위를 더 넓혀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일이다. 올해에 한정한 단기대책뿐만 아니라 보다 장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지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새정부 첫 추경예산안에는 1인당 15~50만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함께, 총 1조원 규모의 소비 인센티브 제공방안도 담겼다. 여기에 포함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소비진작책이다. 경기부양이 대기업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보인다.

또 문화분야 소비진작을 위한 할인쿠폰은 숙박, 영화 관람, 스포츠시설, 미술전시, 공연예술 등 여행과 문화소비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이 줄어들거나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분야인데다, 소득규모에 따른 소비편차도 심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소비진작책이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을 터다.

또 한가지 소비 인센티브로 가전기기 구매비용 환급이 포함됐다.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을 30만원 한도 내에서 10% 환급해 내수경제 활성화와 동시에 전력 소비 저감을 유도하는 방안이다. 에너지 효율 등급제 적용 중인 11개 품목(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전기밥솥, TV 등)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 2020년에도 3000억원을 투입해 221만명에게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비용을 환급한 바 있다.

소비진작책에 제조업 일부를 포괄한 것은 바람직한 방안이다. 소비쿠폰이나 할인, 환급 등의 대책이 식품이나 소비재 등에 치우치지 않고 경기회복 효과가 보다 폭 넓게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인데다,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해 나간다는 장기적인 안목도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기차 보조금이나 친환경 제품 보조금 등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는 아니다. 기왕 소비진작책에 고효율 가전제품이 포함됐으니, 내년에도 다양한 친환경 제품 구매를 지원하거나 환급하는 방안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소비진작, 친환경 제조업 진흥을 동시에 도모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제조업을 포괄한 내수촉진 방안을 보다 보강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한국은행이 제조업 1852개를 포함한 3297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업 기업들 중 가장 많은 26%가 경영상 어려운 점으로 내수부진을 꼽았다. 4월에만 해도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28.2%로 1위였는데, 5월 들어 응답비율이 25.6%로 줄어든 반면 내수부진은 4월(24.0%)보다 응답비율이 더 늘어난 결과다.

단기적인 충격이었으면 좋겠지만, 상당기간 충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2%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연간 성장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8%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미국의 관세정책 여파 등으로 수출까지 주춤하는 상황에서, 민간소비가 지난해 수준인 1.1%에 머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 상태다.

이처럼 경기가 상당한 부진에 빠져있는 가운데, 특히 민간소비가 부진하니 소비진작을 중심으로 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는데 이견이 없다. 여기에 정책의 다양성을 더 보강해, 소비진작 효과가 다양한 분야에서 폭 넓게 확산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