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상표 분쟁, 조정으로 푼다…심판-조정 연계제도

프린트

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특허·상표 분쟁, 조정으로 푼다…심판-조정 연계제도 시간·비용 절감 효과…美·EU 사례 참고해 제도 활성화해야

기사입력2025-09-04 13:0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제도 시행 4년 차를 맞는 ‘심판-조정 연계제도’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4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산업재산권 심판-조정 연계제도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제도 활용 확대 전략을 제시하며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판-조정 연계제도는 산업재산권 심판 단계에서 발생한 분쟁을 조정 절차로 연결해 양 당사자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이를 활용하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통해 분쟁을 조기에 종결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보고서에 따르면 이 제도의 주요 장점은 ▲ 조정 신청 시 비용 부담 없음(경제성) ▲ 신청일로부터 3개월(최대 6개월) 이내 종료되는 신속한 절차(신속성) ▲ 비공개 진행을 통한 정보 유출 차단(비공개성) 등이다. 또한 분쟁 해결 경험이 풍부한 조정위원의 객관적 조언을 통해 당사자들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특히 기업 간 경쟁으로 이어진 산업재산권 분쟁이 심판 단계에 이른 경우, 심판-조정 연계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라이선스 협상이 실패해 특허심판으로 이어졌을 때 본질적 목적이 라이선스에 있다면 심판보다는 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이나 비실시기업(NPE)이 라이선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심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심판 결과의 불확실성과 정보 노출 위험을 고려할 때 조정이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유럽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유럽지식재산청은 심판원(Board of Appeal)에 조정센터(Mediation Center)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심판원장이 심판관을 조정위원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 조정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심판-조정 연계제도의 발전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보고서는 또한 심판-조정 연계가 심판 초기 단계에서 이뤄질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당사자들이 본래 의도한 협상 조건을 조정 절차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판부와 양 당사자 대리인(변리사·변호사)의 역할이 강조됐다. 사건의 본질이 라이선스 협상과 관련된다고 판단될 경우 조기에 조정 절차로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집필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이명희 박사는 “심판-조정 연계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제도를 이용하면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심판부와 대리인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사자의 상황을 세심히 파악하고, 적절한 시점에 조정으로 연계해 성공적인 분쟁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