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없는 ‘그로스 해킹’은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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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기술없는 ‘그로스 해킹’은 빛 좋은 개살구 비용 적고 전문인력 필요없어 스타트업 마케팅으로 각광

기사입력2015-11-19 19:56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로스 해킹’은 저렴한 가격에 특별히 전문인력이 없어도 되는데다가 효과가 높아 한정된 예산으로 빠른 성장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각광받고 있다.<자료=비자트>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로 유명한 드롭박스(Dropbox)에서 캠퍼스컵(Campuscup)이라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 이벤트는 사용자가 학교 메일주소를 인증하고 드롭박스를 시작하면 본인을 포함한 학교 전체의 사용자수를 다른 학교의 학생수와 비교해 순위에 따라 추가용량을 주는 이벤트였다. 참가 학생이 많은 학교일수록 더 많은 추가 용량을 얻게 된다는 점이 핵심이었고, 이후에 추가적인 사용을 통해 순위 상승에 필요한 포인트를 높일 수 있게 구성됐다. 드롭박스는 이를 통해 신규 사용자들을 유치하는 등 성공적으로 이벤트를 마감할 수 있었다.

이 이벤트는 TV나 라디오 등의 기존 매체를 이용해 홍보하지 않았고, 개발자가 마케터가 되어 기존 사용자들을 분석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방법과는 달리 자신의 서비스를 분석해서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적으로 그 실행을 뒷받침해 급격한 성장을 노리는 마케팅을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라고 한다.

‘그로스 해킹’은 소비자를 통해 널리 퍼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바이럴 마케팅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유행이나 현실의 트렌드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이 보장된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저렴한 가격에 특별히 전문 인력이 없어도 되는데다가 효과가 높아 한정된 예산으로 빠른 성장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그로스 해킹’을 통해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핫메일과 페이스북, 유투브도 이러한 마케팅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아무리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서비스 자체에 대한 우수성과 그로스 해킹을 가능하게 해줄 혁신적인 기술이 없이는 기업의 성장이 불가능하다.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화려한 포장속의 내용물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로스 해킹’으로 마케팅을 논하기 전에 기술혁신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