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캔음식 먹을수록 비스페놀-A 농도 높여

프린트

라운지 ㅣ 의료건강 컵라면 캔음식 먹을수록 비스페놀-A 농도 높여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성인 소변중 농도 2012년 대비 1.5배 증가

기사입력2016-02-04 17:1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우리나라 성인의 소변 중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의 농도가 2012년이전에 비해 약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국립환경과학원>

4일 국립환경과학원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실시해 발표한 ‘제2기 국민환경보건 기조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소변 중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인 비스페놀-A의 농도가 2012년 조사농도인 0.75µg/L에 비해 1.5배 높은 1.09µg/L로 나타났다. 특히 컵라면, 캔 음식 등 가공식품의 섭취빈도가 높을수록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비스페놀-A의 소변 중 농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미국, 캐나다에 비해 높지 않고 작년부터 강화된 건강영향 권고값(HBM-I)인 200µg/L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HBM-I은 독일 인체모니터링 위원회가 제시한 값으로 해당 농도 이하인 경우 건강피해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와함께 다른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 대사체 조사 결과,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대사체 농도는 29.6µg/L로 지난 조사에 비해 18% 낮아졌고, 독일 건강영향 권고값 750µg/L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프탈레이트 대사체류는 지난 조사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이는 2010년 환경부가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벤질부틸프탈레이트(BzBP)를 유독물질로 지정하고, 식약처도 식품보관용 용기에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국립환경과학원>

또 직접 또는 간접 흡연에 의해 나타나는 소변 중 코티닌 농도가 5.5µg/L로 지난 조사 값 11.3µg/L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결과는 2012년 금연구역 지정·확대 등의 효과로 보인다고 국립환경연구원은 설명했다.

유승도 환경보건연구과장은 “지난 조사에 비해 체내 일부 환경유해물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환경보건 정책 추진과 국민 인식 변화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원인파악을 통해 환경유해물질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전국에서 표본 추출한 400개 지역의 만 19세 이상 성인 6500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 중에서 총 21종의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조사·분석한 결과이며, 국가통계포털(www.kosis.kr)과 환경통계포털(stat.me.go.kr)을 통해 2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