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휴가 유급화로 보육 과부담 직장인에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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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돌봄휴가 유급화로 보육 과부담 직장인에 힘을 한시적 지원금 효과 확인…상시 유급화로 실효성 높여야

기사입력2020-08-27 13:1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수도권 학교들이 일제히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한데다, 비수도권 역시 늘려가던 등교일수를 다시 줄이면서 어린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린 자녀를 둔 직장인들에게 과부하가 걸렸다. 수도권 학교들이 일제히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했다. 비수도권 역시 늘려가던 등교일수를 다시 줄였다. 특히 어린 학생은 스스로 수업을 소화하기 어려운데, 돌봐줄 이가 없다면 부모가 붙어 있을 수밖에 없다. 연차휴가마저 이미 다 소진한 직장인이라면 더욱 문제가 된다.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간 최대 9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직제도가 대표적이다. 최소 사용기간이 30일이어서 선뜻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이런 이유로 가족돌봄휴직기간 중 10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제가 만들어졌다. 어린 자녀를 둔 직장인의 양육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그러나 가족돌봄휴가도 마음놓고 사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무급이란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무급을 감수하고 가족돌봄휴가를 쓰려 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뻔히 예상돼 선택이 쉽지 않다. 올해 처음 도입된 가족돌봄휴가제의 문제점 중 하나다.

정부가 지난 3월부터 한시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관련이나 휴교 관련 휴가자에게 지원금을 주기로 한 것은 합당한 조치다. 온라인수업 방침에 맞춰 지원금 지급기간을 9월말로 연장한 것도 적절했다. 실제로 12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지원금을 신청했고, 404억원의 돌봄비용이 지급됐다.

하지만 한시적 조치라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사회안전망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한시적으로 연기할 게 아니라, 상시적인 사회안전망으로 도입해 실효성을 높여야한다.

지난 24일 보건의료 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시급히 시행해야 하는 과제’ 공동성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과 간호인력 확보 ▲유급병가휴가·상병수당 도입 ▲가족돌봄휴가 유급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기간 동안은 국민 모두가 가족돌봄휴가를 유급으로 사용할 권리를 보장해야한다는 요구다.

고용노동부 역시 가족돌봄휴가 확대 등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여기에 여야 모두 가족돌봄휴가 사용기간을 10일에서 추가로 확대하거나, 감염병 돌봄휴가 등 특별휴가를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제 국회는 발의된 법안을 조속히 심사하고, 가족돌봄휴가 기간 연장과 유급화 등 사회안전망 상시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자녀를 둔 직장인들은 돌봄부담으로 이미 과부하에 걸렸다. 상병수당 도입과 마찬가지로, 가족돌봄휴가 유급화 역시 방역성공과 경제살리기 방안이란 인식하에 조속한 도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