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하는 알록달록 ‘감천마을’ 이색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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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자연과 함께 하는 알록달록 ‘감천마을’ 이색 풍경 신진 작가 발굴 프로젝트…이다혜 작가

기사입력2022-09-27 09:35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이다혜 작가는 부산의 감천마을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특유의 알록달록하고 아름다운 색감의 집들로 행복한 추억들을 남겨주곤 한다. 고층빌딩 숲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능선에 맞춰 채색된 듯 자연과 함께 하는 감천마을은 말 그대로 이색적이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고향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예술적 영감이 되기도 하는 부산 감천마을. 동양화의 전통적 재료와 자개로 부산 감천마을을 표현하는 작가 이다혜의 작품을 만나보자.

‘핑크핑크한 감천마을’, 장지에 분채, 자개, 방해말가루, 2022.

Q.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해달라.

처음에 부산 감천마을을 보고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색상에 매료되어서 장지에 분채, 자개의 재료를 가지고 나만의 스타일로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부산 감천마을 시리즈”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부터 현재 2022년까지 분채, 자개로 나만의 감천마을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부산 감천마을은 화려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 이면에는 피란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데, 이러한 이중성도 부산 감천마을을 10년째 계속 작업하게 하는 것 같고 다양한 색감과 표현방식으로 풀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표현하는 감천마을 풍경은 집집마다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있고,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하고 잔잔한 색감의 분채와 반짝반짝 빛나는 자개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작품을 감상하면서 ‘힐링’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일상의 순간들을 작품으로 다루는 게 된 계기가 있는가?

학부 3학년 2학기때 전공시간에 종이죽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저는 처음으로 부산 감천마을의 전경을 종이죽으로 작업을 했었습니다. 학부 2학년때부터 뉴욕 도시의 빼곡한 건물풍경을 시작으로 도시풍경에 관심이 많아서 주로 건물을 작업해 오다가, 3학년 2학기때 처음 부산 감천마을 풍경을 접하고 종이죽으로도 표현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과물은 생각대로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부산 감천마을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2013년 본격적으로 장지에 분채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집에 있던 자개를 분채로 채색해서 작품 위에 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지금의 작업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Q. 자신의 작품세계가 잘 담긴 대표작을 추천해준다면?

저는 작업을 할 때 재료에 얽매이지 않으려 최대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려고 하는데, 그 시도 중 하나가 자개라는 재료를 분채와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3점을 고르자면 ‘감천마을의 봄날’, ‘만들어지는 마을풍경3’, ‘핑크핑크한 감천마을’ 작품을 고르고 싶습니다. 이 중에서 ‘감천마을의 봄날’ 작품은 작업 소요기간이 가장 길어서 그런지 될 수 있으면 오래 있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의 자화상이자 인생을 표현한 ‘가변적 풍경1’ 작품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현재 ‘가변적 풍경1’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소장되어 있는 자랑스런 작품으로 저의 작업활동에서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변적 풍경1’, 장지에 분채, 먹, 2014.

Q. 감상자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너무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관람평을 들을 때 가장 힘이 나고, 내가 이 맛에 계속 자개 작품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그 순간만큼은 일상 생활에서의 피로함과 고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주로 동양화 재료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선호하는 이유가 있는가?

미술을 30년 넘게 해오면서 늘 새로운 재료를 찾아서 작업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크레파스, 수채화물감, 아크릴물감, 콘테, 목탄, 오일파스텔, 분채 그리고 자개까지의 다양한 재료를 다루어 왔는데 요즘에는 분채와 자개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물을 표현하기 위해서 과연 어떤 재료가 가장 효과적인지에 관해서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준비할 계획인가?

저는 항상 일반 대중에게 친숙하고 오래 기억되는 작가로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최대한 전시를 자주 열고 자주 소통하고자 합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도쿄, 뉴욕, 파리에서도 자개로 표현한 ‘부산 감천마을’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계획도 가지고 있고, 전세계에 자개작품을 선보이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