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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없는 지배, 이사 등재안된 대기업 총수들
총수일가 미등기 임원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집중 재직
- 기사입력2022-12-27 18: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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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27일 발표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삼성 등 24개 대기업 그룹 총수는 소속회사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는데,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으로 지정된 67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총수일가 경영 참여 현황 ▲이사회 구성 및 작동 현황 ▲소수주주권 작동 현황(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말까지)을 분석했다.조사결과, 총수 있는 58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34곳에서는 총수가 계열사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이 중 총수 2·3세도 계열사 이사로 등재된 집단은 18개 집단으로 나타났다.반대로, 총수가 계열사 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은 집단은 24개이며 이 중 삼성, 신세계, CJ 등 12개 집단은 총수 2·3세도 계열사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총수일가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회사의 비율은 5.3%이며, 총수일가 미등기 임원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서 집중적으로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등기임원은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록돼 이사회 활동을 하는 임원으로, 선임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하지만 미등기임원은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록돼 있지 않고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명예회장·회장·부회장·사장 등의 명칭을 사용해 실제로 업무를 집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상법상 책임에서 자유로우면서, 회사에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총수 있는 58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소속회사 2394개 중 총수일가가 1명 이상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회사는 126개사(5.3%)였다.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회사 비율은 하이트진로가 46.7%(15개사 중 7개사)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유진, 중흥건설, 금호석유화학, 장금상선 등의 비율이 높았다.◇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집중=총수일가 미등기임원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집중적으로 재직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126개 회사 중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수는 총 178건이며, 그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재직하는 경우가 104건으로 절반 이상(58.4%) 이다.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 부당이익제공에 관해 사익편취 규제대상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회사 ▲해당 회사가 지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가 그 대상이다.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총수일가가 사적 이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회사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우다.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총수는 평균 2.4개의 회사에 재직하고 있으며, 총수 2·3세는 1인당 평균 1.7개의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총수 본인의 미등기임원 겸직 수는 중흥건설(10개), 유진(6개), 씨제이(5개), 하이트진로(5개), 한화(4개), 장금상선(4개) 등이 많았다.총수 2·3세의 1인당 미등기임원 평균 겸직 수는 중흥건설(10개), 유진(6개), DL(3개) 순이었다.◇“총수일가의 책임과 권한이 괴리되는 상황이 지속”=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이고, “등기임원으로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의 비율도 5.3%로 작년에 비해 감소(0.4%p)”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총수일가 미등기 임원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집중적으로 재직하고 있는 바, 총수일가의 책임과 권한이 괴리되는 상황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아울러,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공익법인에 총수일가가 집중적으로 이사로 등재된 사실도 지적했다.실제로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 178개 중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비율이 66.7%에 달했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된 경우 역시 36.4%로 높았다.반대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 공익법인은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비율이 35.7%, 총수 본인의 이사 등재비율은 12.5%에 그쳤다.공정위는 “공익법인이 본연의 사회적 공헌 활동보다 편법적 지배력 유지·강화에 활용될 우려도 있다”고 우려하며,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익법인의 계열사 의결권 행사 제한이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내년에 실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