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중동 위기…유가·물류 파급예측 불허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일촉즉발 중동 위기…유가·물류 파급예측 불허 장기화될 경우, 우리 기업 참여 대형 건설프로젝트 영향도 우려

기사입력2025-06-20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반격으로 격화되고 있는 양국간 전쟁에, 미국이 개입 의사를 내비치면서 중동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유가와 물류 등 전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또한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코트라 중동지역본부가 19일 펴낸 ‘이스라엘-이란 사태에 따른 중동 주요국 수출 비즈니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습한 지난 13일 오전부터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변동하고 있다.

브랜트유 가격은 사태 직후 일시적으로 배럴당 78.5달러까지 치솟아, 하루전에 비하면 13% 가량 급등했다. 이후 17일까지 브랜트유 가격은 73~74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69달러 수준이던 12일에 비해 7.4%가량 올랐다. 서부텍사스유(WTI) 역시 12일에만 해도 배럴당 68달러 수준이었으나, 이후 71~72달러를 오가며 5.3% 가랑 상승했다.

보고서는 “주요 기관은 주가·유가 상승폭이 예상된 범위 내 단기에 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서도, 분쟁 상황별 등락폭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동정세 급변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영향이 크지 않으나, 상황에 따라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도 식지 않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국 ABC뉴스는 양측간 갈등 지속 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도이치뱅크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유가가 12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JP모건 등 일부 기관 역시 산유시설 공격 등 위기가 고조될 경우 120~13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OPEC+의 증산 여력과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 유럽·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일정 부분 완충 가능성”이 있으며, “전문가들은 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70달러 안팎으로 비교적 저렴한 수준이라며, 유가 상승의 영향은 일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2024년에 3배 올랐는데…해상운임도 우려

이란의 남쪽, 아랍에미리트 사이의 바닷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LNG의 33%가 통과하며, 한국행 중동산 원유의 99%가 통과하는 핵심 운송로다.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부터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충돌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해상물류가 영향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이후, 후티 반군이 홍해 선박을 공격하면서 장기간 물류 적체가 발생한 것이다. 2024년 7월의 상하이운임지수는 2023년 11월보다 3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후 운임지수는 점차 하락했으나, 올해 6월 현재에도 2023년 11월보다는 2배 가량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이란·이스라엘·이라크 등이 영공을 폐쇄하면서 항공편 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주요 항만이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음에도 대체항로 이용에 따른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일대 주요 항로에 직접 타격이나 폐쇄 조치는 없는 상황이지만, 선박 안전 우려로 인해 주요 선사가 항로를 조정하면서 시간이 지연되고 일부 항만에서는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유가 폭등 가능성이 있으나 미국 함대 주둔지(바레인·카타르 등)로 실질적 폐쇄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이란의 유조선 공격 및 해협 기뢰 설치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으며, 항로 우회나 지연이 지속되면 해상 운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역시 물류 등의 영향으로 인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동 수요시장 위축 및 물류 차질에 따른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

수출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 프로젝트로 인해 한국 기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1분기 동안 중동지역에서의 각종 건설 프로젝트 수주액은 49.6억 달러로 1년전보다 106.3% 증가했으며, 한국 수주의 60.4%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에너지 시설 타격에 따른 비용 상승, UAE·사우디 등 인근국 방위비 증가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원자재·물류비가 급상승해 우리 기업 참여 프로젝트의 공사비 증가와 공사 지연, 계약 중단 발생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