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도 저신용 중소기업은 오히려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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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금리인하에도 저신용 중소기업은 오히려 올라 지원 필요…부동산 편중 금융기관 리스크도 완화해야

기사입력2025-06-28 00:00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난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저신용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대출금리 인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리스크가 수출주도산업에 영향을 미칠 경우 부실여신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칫 기술력있는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사전에 지원하고, 부동산 등에 편중된 완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는 “최근 금리인하 기조 지속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고신용 기업과 저신용 기업 사이의 신용 차별화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기관들이 신용손실 증가 위험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까지 겹친 터라 “기업신용 공급의 위축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점차 하락하는 중이다. 하지만 저신용 중소기업 금리는 지난해 4분기 7.6%에서 올해 1월 8.5%로 올랐고,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3월에도 8.4%대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문제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 따른 기본 시나리오 외에,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비관 시나리오와 예외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심각 시나리오 등을 통해 은행의 기업대출에서 발생하는 부실여신의 규모를 측정했다.

분석결과 대내외 충격에 따라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석유화학, 기계장비 등의 수출업종, 건설·부동산업, 경기민감업종 등에서 부실여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산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점도 문제고, 대출 규모가 큰 건설·부동산업이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 또한 문제다 .

비관이나 심각 시나리오에서도 은행의 평균 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기업부실의 규모가 커지면 금융기관이 금융불안에 노출된다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부실여신 확대의 여파로 금융기관들의 자금줄을 조일 경우 수출기업이나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자금경색에 시달릴 수 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문제의 양상이 다양한 만큼 대응책도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보고서 역시 “산업 전반의 구조 적 문제 등으로 다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업종들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나 최근의 여건 변화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업종들에 대해서는 자금을 공급해 유동성 애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금융기관의 역할에 대한 지적이 중요해 보인다.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강화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더욱 저하시킬 수 있는 만큼, “생산적인 부문에 대해서는 유동성 공급이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책당국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대응여력이 제한적이니만큼, 기술력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충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 역시 이견이 없을 터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등 특정 부문에 집중되고 있는 금융기관 여신의 편중 리스크를 완화시킴으로써 잠재적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진단은 금융기관들이 돌아볼 부분이다. “과거 부동산시장 호황기에 급증한 부동산PF는 사업성에 대한 평가와 리스크 관리가 부족해 최근 부실이 누적되고 금융기관들의 자산건전성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되겠다.

기업부실 확대를 사전에 방지하고 자금공급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는 물론 민간소비와 투자 등 경기 전반의 부진을 막기 위해서다. 보고서 지적대로 “구조개혁 정책의 추진 등을 통한 소득여건 개선과 내수기반 확충”에 힘써야 할 시기라는 점에 모든 경제주체들이 공감하고 함께 노력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헤쳐 나갔으면 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