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커지는데…탈 곳 없어 서러운 ‘퍼스널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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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시장 커지는데…탈 곳 없어 서러운 ‘퍼스널 모빌리티’ 차도 인도 공원 주행 모두 불법…관련 법규 마련 시급

기사입력2016-11-16 12: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료=특허청>

최근 길거리에서 전동 킥보드, 전동휠 등 개인용 이동수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었던 킥보드가 어른들을 위한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라고 부른다.

16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에 출원된 퍼스널 모빌리티 관련 특허는 61건이다. 이전 3년간(2010~2012년)에 비해 177% 증가했다. 회사별로 보면 일본의 혼다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로보쓰리(4건), 이에스지(4건) 등 국내 중소기업도 선전하고 있다. 특허청 권영호 차세대수송심사과장은 “퍼스널 모빌리티는 교통 체증, 주차 문제가 없어 도심 속 근거리 이동수단으로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퍼스널 모빌리티를 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차도에서 퍼스널 모빌리티를 타는 것은 금지다. 원동기가 달려있는 장치는 인도와 자전거도로에서도 탈 수 없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공원에서 타는 것도 불법이지만, 한강공원에는 퍼스널 모빌리티를 대여해주는 업체가 성행 중이다. 자전거도로가 없어 차도에서도, 인도에서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자전거와 비슷한 운명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도로를 점유하는 주체에 대해 다시금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도로교통공단 명묘희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이륜차 관련 세미나에서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륜차와 사륜차를 굳이 구분하지 않지만, 한국은 사륜차 중심의 문화다. 사륜차 운전자들이 도로 전체를 점령하고, 이륜차 등 다른 교통수단에 대한 편견이 많은 편”이라며 “한국도 도로를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