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서울-양평 고속도로’ 한 줌 의혹도 없어야

프린트

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혈세 ‘서울-양평 고속도로’ 한 줌 의혹도 없어야 국정조사 통해 국민의 의혹에 대해 설명하라

기사입력2023-07-25 09:3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학생 20여명이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입구에서 원희룡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를 선언한지 17일 만에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직접 검증받겠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질문도 직접 받겠다고 한다. 원 장관은 1조90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에 대통령 부인 일가 소유 부동산과 연관돼 있다는 언론의 의혹제기를 사실무근 괴담이라며, 일방적으로 전면 사업중단을 선언했다. 원 장관의 전면중단 선언에 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경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은근슬쩍 재추진으로 방향을 틀어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3일 원희룡 장관을 형법상 직권남용죄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돼 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 노선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대통령 처가 소유 부동산이 소재한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하도록 직무권한을 남용했다는 이유다.

또, 올해 5월8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 발표에서 갑자기 종점을 강상면 빙산리로 하는 노선안이 전격 발표됐으며, 노선변경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 등의 공론과정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와더불어 이미 관련 사업 추진과정에서 수십억의 세금이 소요됐음에도, 원 장관은 이를 무시하고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는 이유로 독단적으로 사업을 백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백지화를 할 수 없는 어떠한 권한이 없음에도 임명권자의 지휘나 지시도 없이 객관적 근거나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위법적 행위라고 덧붙였다.

서울과 양평 사이에 새로운 고속도로가 생긴다면 지역 주민에게도 서울 시민에게도 편익이 증가한다. 그럼에도 의혹이 불거지자 협박하듯 사업 백지화를 선언하는 원 장관의 태도는 가볍고, 무책임하다 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 부인 일가가 소유한 부동산 인근으로 노선이 갑자기 변경됐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국토부가 원안 변경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채, 이 사건은 양평 주민들 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나섰으니, 이 사건과 관련된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의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야 한다. 막대한 혈세가 사용되는 사업인 만큼 한 줌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